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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
영업사원은 업무시간 내 시간관리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마음만 먹으면 개인적인 일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본인 스스로가 ‘영업사원은 남는 게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일이다. 영업사원에게 시간은 철저하게 굴복시켜야 할 ‘적(敵)’과 같은 존재다.
지금은 어엿한 판매왕이 된 S보험 Y씨에게도 신입 시절이 있었다.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우고자 동행 영업도 다녔다. 신입 주제에 맹랑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선배, 동료들의 하루 일과를 살펴본 결과 배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 당시 Y씨의 솔직한 심정이다.
아침 8시 반에 출근해서 조회를 하면 9시 반이다. 간단히 아침을 먹는답시고 동료들과 우르르 근처 식당에 들러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10, 11시가 된다. 외근 준비를 하다 보면 금새 12시. 점심을 먹고 슬슬 고객을 만나러 나갔다가 5시 반쯤 회사로 돌아와서는 7시경 퇴근한다.
이런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하루 만나는 고객은 두 어명, 전날 과음을 한 날에는 그조차도 없이 사우나로 직행하는 동료들도 적잖게 눈에 띈다.
물론 부지런히 뛰는 선배들도 있었지만 이미 게으른 악마의 달콤함을 맛본 Y씨였기에 일부 직원들의 유혹을 떨쳐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문득 ‘지금 저 사람들의 모습이 어쩌면 1년 뒤 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불안감이 밀려왔다.
Y씨는 마음을 굳게 다잡고 동료들과 지나치게 어울리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다.
출근 시간 30분 전인 8시에 출근해 하루 일과를 준비하고 조회 후에는 바로 회사문을 나섰다. 이따금 결심이 흔들리는 위기를 맞기도 하였지만 ‘하루 이틀 나태하게 생활하면 결국 인생의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다시금 마음을 바로 잡았다.
급기야 근무시간 중 아내가 아이를 낳는다는 전화를 받고서도 퇴근을 한 후에야 병원에 갔다. 아내는 많이 서운해 했으나 그런 아내의 손을 붙잡고 Y씨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과 아이에게 참 미안해. 하지만 업무시간을 소홀히 여기게 되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몰라. 당신이 많이 서운하겠지만 나를 좀 이해해주지 않겠어? 당신과 아이에게 성실하고 믿음직한 가장이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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