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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세일즈맨 성경제]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듯이 그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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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베리따스라는 야학에 참 열심히 몸과 마음을 바친 적이 있었습니다.
늘 돈받고 과외만 하다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작은 것이지만 나누었던 그 시절에 만났던 학생이 하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보다 한두살 어렸고, 가끔은 저보다 많으신 분들이 있었지만, 네살정도 어린 동생같은 학생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름은 하태기라고 그 당시는 구두공장의 수습정도 였던것 같고, 지금은 구두를(특히, 여자 부츠를) 귀신처럼 만드는 베테랑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나이 차이도 아니었지만,
태기는 야학에서 가장 나이어린 학생이었기때문에,
실제보다 더 어리게 보았던 그런 친구입니다.
군대를 간다고 해서 따라 간적도 있었고,
베리따스 야학이 폐교된 이후에도 가끔씩 멤버들이 모일때면,
부산에 있다가도 기를 쓰고 서울로 올라와서 참석했던
저보다 훨씬 베리따스에 애정이 많았던 친구입니다.
한 5년 정도 연락이 끊겼다가,
푸르덴셜로 오고 난 이후에 이리 저리 연락을 하다가 얼마전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라이프플래너이니 보장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을 했고,
잘 알아듣고 한 건지, 아니면 옛정을 생각해서 한 건지 모르겠지만,
흔쾌히 청약서에 사인을 하더군요.
'이젠 형이 네가 힘들때 네 곁에 있어줄께'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어제 전화가 왔었습니다.
'제가 지금 병원에 있어요'라고 하길래 깜짝 놀라 물었더니
'형이 뇌출혈로 쓰러져 한양대 병원에서 며칠째 간병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산재보험에 대해서도, 다른 보험에 대해서도 물어볼 것이 있어 전화했다고...
이런 저런 별로 도움되지 못할 답변만 해준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밤 10시 정도에 퇴근을 하는데
태기가 나를 믿고 청약을 할때 내가 해주었던 그 말이 기억나더군요.
'이젠 형이 네가 힘들때 곁에 있어줄께'
그래서 핸들을 돌려 한양대 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병원에서 만난 태기의 형은 의외로 건강해 보이더군요.
'뇌출혈로 쓰러져 일주일만에 이정도 상태라면 정말 다행이다'라고 이야기해 주었더니,
'정말 그래요? 제 오른쪽 눈이 잘 안보이는데...'
'그건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 고객 중 한분은 아직도 3년이 다 되도록 의식도 없이 병원에 누워계신분도 있답니다.'
'그럼 전 정말 운이 좋은가 봅니다.'
'그럼요. 이정도면 새로 태어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죠.'
30분 쯤 앉아 있다 얼른 쾌유하셔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자하고
괜히 걱정했구나 하는 마음으로 태기와 함께 주차장으로 가는데,
태기가 하는 말이
'우리 형 얼마 못살거예요'하는게 아니겠어요.
'그게 무슨 말이냐'
'형이 2년전에 간암 수술을 했는데, 뇌출혈이 온 것도 뇌종양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암세포가 이미 뇌까지 퍼진 모양이예요'
'전에 간수술 했던 의사는 포기하라고 그러는데, 다른 의사는 젊었으니 한번 더 해보자고 하는데...'
'형은 그냥 단순히 뇌출혈인줄만 알고 있어요'
'그랬구나.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미안하다'
'아니예요. 형이 그렇게 이야기 해주니까 우리형도 맘이 좀 편해 지는 것 같던데...'
'그래도 이렇게 밤늦게 여기까지 찾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뭘...'
...
돌아오는 길에 말로만 듣던 시한부인생을 곁에서 만나고 나니,
왠지 인생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나역시 반드시 태기의 형보다 나중에 죽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시한부 인생이면서 무엇을 바라며 이렇게 욕심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아마 며칠만 지나면 이런 생각은 간데 없고,
그저 또 바쁘게 일상이 돌아가게 될 것이고, 그 속에서 한 역할을 맡아
수고하고, 땀흘리고, 짜증내고, 웃고, 울고, 미워하고... 그렇게 되겠죠.
그래서 오늘 밤은 하나님을 생각해 봅니다.
내가 죽은 그 이후의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나를 향하신 계획과 뜻이 무엇일까.
나를 이세상에 태어나게 한 목적이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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