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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자전거 (1) |
혼자 타는 자전거는 바퀴의 수에 따라서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퀴가 딱 하나 밖에 없는 외발 자전거는 서커스처럼 고단수의 스킬이 필요하다. 좌우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중심을 잡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앞이나 뒤로 쓰러지지 않는 기술과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에 비하면 세 발 자전거는 무척 안전하다. 그래서 걷지도 못하는 나이에도 세 발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자전거 타는데 재미를 붙이는데 이것만한 것이 없다.
세 발 자전거가 싱거워진 어린 아이는 두 발 자전거로 점프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네 발 자전거 단계를 거친다. 네 발 자전거는 페달과 체인으로 연결된 뒷바퀴 양쪽에 꼬마 바퀴를 덧댄 자전거이다. 네 발 자전거의 용도는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위한 예행 연습용이다. 페달을 밟아 체인을 거쳐 뒷바퀴에 힘을 전달하면서 중심 잡는 기술을 익히는 단계이다. 좌경화 경향이 있는 아이는 왼쪽에만 꼬마 바퀴를 달고 자전거를 즐긴다. 왼쪽 꼬마 바퀴가 좌우 균형 유지에 필요한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우경화 경향이 있는 아이는 반대로 한다. 네 발 자전거 단계에서는 속도 내기보다는 균형 감각 기르기가 더 중요하다.
기술이 몸에 베여 뒷바퀴의 꼬마 바퀴가 필요 없게 되면 드디어 두 발 자전거를 탄다. 두 발 자전거는 자전거 중에서 가장 빠른 시스템이다. 속도감을 즐길 수 있고 방향 전환도 자유롭다. 이때 쯤이면 주행 중의 잠시 불균형 상태는 오히려 짜릿한 스릴이 된다.
영업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하면 재미있다. 처음부터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엄청난 속도를 즐기거나 언제든지 가고 싶은 쪽으로 방향을 틀고 싶겠지만 참아야 한다. 느리지만 안전한 세 발 자전거로 시작해야 한다. 핸들에 새끼줄을 매고 앞에서 끌어 주는 자상한 아빠 같은 그 누구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래서 다리에 힘이 붙고 페달을 밟는 요령을 터득하면 가끔은 뒷좌석에 누굴 태워서 자신의 자전거 실력을 뽐내는 낭만(?)도 즐길 수 있다.
그 다음에 좀 컸다면 두 발 자전거로 건너 뛰지 말고 잠깐 동안이라도 네 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좋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쳤을 때 다시 균형을 잡아줄 조력자가 있으면 두 발 자전거로 갈아 타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 괜히 겉멋이 들어 두 발 자전거에 도전했다가는 양쪽 무릎에 빨간 약 바른 상처가 아물 날이 없을 것이다. 상처가 크면 클수록 자전거 타기가 싫어 진다.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리고 싶던 욕망도, 의지도, 비전도 다 싫어진다.
산전 수전 공중전에서 무공을 세웠던 세일즈 매니저로서는 외발 자전거로 진기명기를 펼쳐 보이고 싶겠지만, 초보 영업사원을 코칭 할 때에는 외발 자전거를 타는 눈높이로 코칭하면 안 된다. 세 발 자전거로 기초부터 천천히 가르쳐야 한다.
그럼 언제까지 세 발 자전거를 타야 하는지 궁금할 것인데, 재미교포로서 보험 세일즈에서 일가를 이룬 토마스 킴(화장실은 아무 하고나 가나의 저자) 님의 조언을 이 자전거 이론에 끌어 들이면 그 기간은 3년이다 3년. 3발 자전거로 3년. 삼삼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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