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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세일즈맨 이준용]
카 세일즈맨의 버스타기, 전철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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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을 지나는 마을버스는 25번과 25-1번, 39번입니다.
25번과 39번은 각기 다른 노선을 거쳐 오리역에 승객을 내려주고, 25-1은 보정역으로 가는 유일한 버스입니다.
버스를 타면 이어폰을 끼고 라디오를 듣습니다.
25-1번을 타는 날에는 앉은 채로 태평역까지 갈 수 있지만, 오리역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번호에 관계없이 먼저 도착하는 버스를 타기 때문이죠. 버스 안에서는 멀미때문에 책이나 신문을 읽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5-1번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보정역에서 부터는 책을 읽는 것이 제일 좋은 코스입니다.
이런 날은 다른 일들도 잘 풀립니다.
태평역에 도착하면 지점까지 등산을 합니다.
고개 정상에 지점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파른 언덕을 300미터 가량
올라가야 합니다.
물론 지점 바로 앞에 일반버스 116번이 있지만, 분당 전역을 돌아오기 때문에 잘 타지 않습니다.
언덕을 오를 때는 주로 땅을 보고 걷습니다.
정면을 바라보면 언제 올라가나 한숨만 나오니, 아무 생각없이 그냥 걷는 것이 상책입니다. 열심히 걷다보면 어느새 중턱을 지나고 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이 생각나 힘을 내게 되고 몇분후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아침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벌써 두달이 다 되어 갑니다.
운동은 물론이고 꼼짝하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인데, 매일 이정도라도 걷게 되어 다행입니다.
기상시간도 빨라져서 사무실에 제일 먼저 도착해 문을 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주차나 기름값 걱정 안해서 좋고, 차 막히는 걱정 안해서 좋고, 지역 의료보험료까지 줄어들어 참 좋습니다.
가끔 택시를 타고 업무를 볼 때도 있지만, 방향이 같은 동료들 차량을 얻어타는 맛도 괜찮습니다.
바쁘게 뛰어가는 직장인과 학생들, 일찌감치 문을 열고 비질을 하는 가게주인, 무료신문을 나눠주는 노인들ㆍ노점상ㆍ편의점ㆍ날마다 다른 사람을 발인하는 병원 영안실ㆍ타이어 가게ㆍ새로 문을 열 준비를 하는 카페트 가게ㆍ야쿠르트 아줌마까지 차를 가지고 다닐 때는 절대 볼 수 없었던 모습들입니다.
차를 파는 사람이 차가 없어 어쩌냐고 하십니다. 그냥들 하시는 말씀입니다.
차 없어도 차 파는데 별로 지장 없습니다.
자꾸 대중교통 예찬만 늘어놓다가 손님 다 쫒아버리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차를 구입할 마음이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 마음이 흔들리시는 분이라면 차라리 한번 더 참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남들보다 작고 낡은 차를 타는게 열받으셔서 질를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도 다시 한번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급차 타면서 폼재는거, 그거 부러워할거 하나 없습니다.
그런걸로 자랑하는 사람들은 그것 빼고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어서 그러는 겁니다. 불쌍한 겁니다.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해 보시고,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때 전화 한번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모든게 술술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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