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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의 역할 변화 |
요즘 영업사원이라는 말은 역할을 뜻할 뿐 호칭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추세이다. 그것은 ‘영업’ 뒤에 달라 붙어 있는 ‘사원’이라는 용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원’이라고 하면 꼭 조직의 최저 말단 직급 이미지가 떠오르게 마련이지만, 그런 용어를 없애서 신분을 격상 시켜주려는 얄팍한 경영기법의 결과는 결코 아니다.
영업사원의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에 호칭도 바뀐 것이다. 즉 영업의 시각, 입장, 사고 방식, 접근 방법이 고객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로 영업 패러다임이 변한 탓이다. 시대가, 경제 환경이 Product Out 개념에서 Market In 개념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예전에 회사 입장에서 상품을 거래처에 밀어 내거나, 회사 밖으로 퍼 내는 역할 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갖다 주는 역할을 하라는 뜻에서 영업사원의 호칭을 바꾼 것이다.
아직도 자동차 영업사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이제 카 세일즈맨은 Car Master, Car Advisor로 변신해 있다.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 서 있는 판매 여직원을 아직도 화장품 판매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 여직원들의 호칭은 이제 엄연한 Beauty Advisor, Beauty Messenger이다. 세칭 ‘약장사’ 라고 까지 비하되었던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은 이제 MR (Medical Representative)이다.
보험 설계사라는 말은 보험 상품이 고객의 니즈에 따라 재조립, 재구성할 수 있게 된 이후에 생긴 호칭이다. 그전에는 보험 외판원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제 보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보험 설계사라는 말조차도 거의 쓰지 않는다. 그 시대는 벌서 지나갔고 이제는 LP, FC, FP, FSR, SRC 등으로 헛갈릴 정도로 다양하고 새로운 호칭을 쓴다. 보험 상품을 설계하는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영업이라는 말을 쓰기 정말 싫어하던 은행이나 증권사에서는, 영업을 마케팅이라고 부르면서 Private Banker, Wealth Manager, Financial Advisor (Planner) 등의 호칭을 쓴 지 이미 몇 년이 지났다.
한편, 고객들이 영업사원의 호칭을 바꾼 것은 아니다. 영업 회사에서 호칭을 변경한 후에 시장 주도력을 가지고 사용한 결과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어 이제는 어색하지 않는 정도를 넘어 섰다. 영업사원들이 새로운 호칭에 맞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또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역할을 요구하고 또 환영하는 것이다. 단지, 새로운 호칭들이 거의 다 영어라서 흠이지만…
자신은 자신을 어떻게 부르는가. 자신이 어떻게 불려 지기를 원하는가. 혹시 ‘아무렇게 부르면 어떠냐, 돈만 많이 벌면 되지’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호칭에 맞는 역할을 한다는 자긍심이 없다면 직업 정신에 금이 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직업관과 자아 정체성에 대한 재검토와 재정립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당장의 돈보다, 이 달의 실적보다 나의 정신 상태를 더 걱정해야 한다. 돈을 추구하면 결국 돈이야 벌겠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왜 졸부를 비난하는지 그 이유를 잘 알지 않는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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