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진시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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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기원전 4세기경 중국은 7개 대국으로 분할된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접어들었다. 이중 재정기반이 든든한 위나라가 농지확대에 성공해 강국으로 등장하자 나머지 6개국도 부국강병을 목표로 경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서쪽 변경에 있던 진(秦)나라가 정치개혁에 성공해서 초대국이 되었다.
기원전 246년 진나라에는 13세에 불과한 왕자 정(政)이 왕위에 올랐다. 그는 나이가 어렸지만 왕권을 착실하게 강화해 나갔다. 실권을 쥐고 있던 어머니와 상인출신의 재상 여불위(呂不韋)를 숙청하고 순자의 문하생이던 이사(李斯)와 한비(韓非) 같은 인물을 발탁해 경쟁국을 정벌하기 위한 전략을 짰다. 결국 즉위 26년만인 기원전 221년에 진나라는 사상최초로 중국을 통일했다.
통일 후 진왕 정은 춘추전국시대에 사용하던 `왕'이라는 호칭을 뛰어넘는 존호(尊號)를 찾다가 삼황오제(三皇五帝)를 따라서 `황제’(皇帝)라는 새로운 칭호를 만들어냈다. 본인은 첫 황제이기 때문에 시황제(始皇帝)라고 호칭했다. 황제가 스스로를 가리켜 짐(朕)이라고 부른 것도 그가 최초이다.
진나라가 경쟁자 6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보의 힘이라고 분석된다. 일찍이 문호를 개방해 각국의 인재들을 모았고 이들로부터 정보를 취합해 경쟁국가들을 교란하는 전술을 써서 6국을 이간시켰다. 진 시황은 오늘날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조실 같은 조직을 잘 활용했다.
통일 후 진나라는 국가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 춘추시대의 봉건제를 타파하고 군현제를 확립했다. 봉건제란 지방의 영토에 현지 토호 등을 왕으로 봉해서 통치하는 시스템이다. 군현제는 중앙의 관리를 파견해서 통치하는 것으로 오늘날 기준으로는 중앙집권적 관료제에 해당된다. 춘추.전국시대이후 중국이 여러 국가로 쪼개져 분열되지 않은 것은 진이 개발한 강력한 관료시스템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우도 일선 부서나 자회사 등에 무조건 자율권을 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기업이념이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변화관리 에이전트를 육성해 파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요즘말로 진시황은 상의하달에 의한 조직관리를 시작한 인물이다.
진시황은 도량형과 문자, 화폐도 통일했다. 국가든 기업이든 관리를 제대로 하자면 시스템이 표준화돼야 한다는 것을 진시황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도로와 궁전의 건설 등 토목공사에 너무 심혈을 기울여 만리장성의 축조, 아방궁의 건조, 지하궁전의 구축 등 낭비적인 공사를 많이 벌였다. 이런 점에서 진시황은 개혁적이긴 하지만 원가개념은 부족한 지도자였다. 개혁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원가관리를 하지 않고서는 부실기업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진시황은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는 능력은 있었지만 귀가 얇아 그들을 끝까지 붙들지 못하거나 죽음으로 내몰았다. 각지의 성과 요새를 파괴하고 무기를 몰수하고 사상을 통제하기 위해 엄청난 서적을 불태웠다. 진시황은 통일 후 10년뒤 세상을 떠났고 그의 나라도 그것으로 끝이었다. 조직구성원의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은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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