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멈출 수 없는 발걸음 |
| 작성자 |
ryufeel |
밀라드 풀러 (Millard Fuller)라는 사람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는 건강할 때는 돈많은 평범한 부자에 불과한 사람이었으나 병마에 시달리면서 인류를 위한 위대한 발걸음을 옮긴 사람이 되었다.
밀라드는 나이 30세때 자신의 능력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때 앞으로 천만 장자가 될 꿈을 가졌다. 그러나 그의 심장발작증 때문에 그는 인생의 큰 절망을 경험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부인이 그를 떠나려 하였지만 극적으로 두 사람은 다시 하나가 되면서 자신의 모든 재산을 팔아서 교회, 대학, 자선기관에 기부하고 크리스찬으로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 그가 우여곡절 끝에 1976년에 조지아에서 소위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이라고 알려진 국제 해비타트 운동 (Habitat for Humanity International)을 개시하였다.
이 운동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집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 운동은 좁은 의미에서는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하는 것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기독교 정신을 전파할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이 운동은 우리나라에도 전파되어 지금도 전국에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운동은 결국 젊은 밀라드의 멈출 수 없는 발걸음 덕택에 지금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해비타트 운동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미국의 39대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이다. 그는 1924년에 해비타트 운동이 시작된 바로 그곳 조지아에서 태어나서 조지아 공대를 졸업하고 해군장교로 복무한 후에 고향에서 가업인 땅콩농장을 경영하기도 하였으나 정치에 입문하여 결국 1976년에 대통령이 되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진 그는 대통령 재직 시에 한국을 방문하기도 하여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분이기도 하다.
카터 재임시인 1979년 11월에는 이란인들이 테헤란 주재 미대사관을 급습하여 미국인 직원을 인질로 붙잡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 후 1980년 4월에는 미군의 인질구출작전이 실패하였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카터의 경제정책의 파탄 등으로 인해 그는 아쉽게도 1980년 말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레이건에게 패하였다. 이로써 카터는 “실패한” 대통령,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러나 카터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에 결코 “실패한” 사람으로 머물러있지를 않았다. 즉 그는 퇴임 후에는 애틀랜타에 카터센터를 설립하여 냉전 후 지구상에서 야기되는 중대사건의 분쟁해결사로서의 조정 역할에 진력하였다. 그리고 1994년 6월에는 개인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과 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이던 핵문제를 논의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데 공헌하였다. 그때 그의 중재노력 덕분에 극적으로 남북간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뻔했던 일은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또한 그는 퇴임 후 21년간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노력한 공로가 인정되어 2002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제 해비타트에서 펼치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하여 그 운동의 일환으로 지미카터 특별건축사업(JCWP)을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는 2001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충청남도 아산 등에서 사랑의 집짓기에 참여하기도 했다.
카터는 대통령으로 재직할 때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그리고 성실하게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발휘하여 세계 평화와 인간의 복지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조용히 휴식하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결코 그렇게 하지를 않고 있다. 그는 지금도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마라나타 침례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다. 전 주민수 716영에 불과한 작은 마을의 이 교회는 그가 지난 81년 대통령직에서 평민으로 돌아와 부인 로잘린과 함께 꾸준히 출석하는 교회이다.
그는 이제 80살에 해당하는 나이이지만 여전히 젊게 살고 있다. 지금도 한 손에는 망치를 들고 땀을 흘리면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결코 자기를 내세우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땀을 흘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온 얼굴에 미소를 띠면서…
이렇게 볼 때 카터의 멈출 수 없는 발걸음이 있었기에 밀라드 풀러가 시작한 사랑의 집짓기 운동 조차도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통령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결코 쉽지 않을 노동일, 작은 교회에서의 봉사,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들… 이 모두가 나이와 상관없이 내딛는 카터의 멈출 수 없는 발걸음의 모습들일 것이다.
이러한 카터의 발걸음을 볼 때 변화가 시대의 화두인 이때 우리의 전직 대통령들은 어떤 발걸음으로 말년을 보내고 있는지 물어보게 만드는 것 같다. 과연 그들의 발걸음은 우리 국민의 삶의 질과 평화와 행복에 기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무엇을 위한, 어디를 향한 멈출 수 없는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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