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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고객 20%만 잡아라” |
| 작성자 |
제갈량 |
조철현 기자/choch@munhwa.co.kr
“돈되는 20%의 고객만 집중 공략하라.”
디마케팅(Demarketing·수익에 도움이 안되는 고객을 밀어내는 마케팅) 바람이 유통 및 식품, 정유업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돈 안되는’ 고객을 의도적으로 줄여 판촉비용 부담을 덜고 특정고객들의 충성도(기업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강화시키는 ‘선택과 집중’ 판매방식이 불경기를 맞아 기업의 새로운 영업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별도의 VIP룸이나 전용 라운지를 운영하며 ‘큰손’ 잡기에 혈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판촉팀과는 별도로 VIP 고객을 전담하는 고객관계관리(CRM)팀을 별도로 두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VIP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5월 감사의 달을 맞아 2500명 우수고객에게 별도 제작한 감사의 선물(와인, 치즈, 멸치)을 직원이 직접 고객 집을 방문, 전달하는 ‘VIP 감사 서비스’를 실시중이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고객중 상위 20%에 해당하는 VIP 고객들에게 장기간 무료 주차권을 부여하거나 생일 등 각종 기념일에 점포별로 꽃바구니 등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CRM팀 황순귀 이사는 “상위 20%의 고객이 백화점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가 70% 수준에 달한다”면서 “우수고객을 집중 관리함으로써 전체 판촉 비용이 크게 줄어 회사수익 확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불경기 타개책으로 고품질·고가 전략을 펴면서 특정층을 겨냥한 디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 나뚜르는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비슷한 용량대의 타 제품에 비해 3배 정도 비싸지만 제품력이 이를 만회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98년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지만 매장수는 현재 150여개에 불과하다.
OB맥주도 지난 3월 출시한 카프리생맥주(카프리)에 프리미엄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카프리는 캐나다산 해링턴 맥아와 유럽산 아로마 호프를 원료로 한 최고급 술로, 출고가격(10ℓ 2만4200원)이 일반 생맥주의 2배 수준. 이 회사는 카프리의 프리미엄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강남과 신촌 등의 고급 업소에만 선택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 4월 출시한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 ‘리볼브 17’도 특정층을 겨냥하고 있다. 할인점 등 시중에선 판매되지 않고 고급 술집에서만 공급되고 있다.
정유업체들도 우량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하며 평생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는 지난해의 주유·충전실적에 따라 고객을 우수 및 일반회원으로 구분, 상해보험 가입 혜택 등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원은 “디마케팅확산은 내수경기 위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매출보다는 확실한 수익성 확보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업계의 전략”이라면서 “경기가 하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매출보다 수익 위주’를 추구하는 디마케팅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현·노윤정기자
choch@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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