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내수시장 `5월만 같아라` |
| 작성자 |
하일우 |
이제교 기자/jklee@munhwa.co.kr
체감경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침체의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못했지만 최근 일선 영업현장에서는 불황에 허덕이던 이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11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 미국 방문에 따른 안보 불안감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10일 LG패션에 따르면 5월 들어 국내 내수시장에는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산업계에서 경기의 바로미터로 손꼽히는 신사복 정장(마에스트로) 매출액이 1∼8일동안 전년동기와 비교해 28% 늘어났다. 관행적으로 신사복은 경기가 위축되면 제일 먼저 판매가 줄고 경기가 신장되면 가장 빨리 매출이 늘어난다.
제일모직 박상익과장은 “5월들어 매출액이 증가쪽으로 돌아섰다”며 “휴일이 많고 브랜드 세일을 하는 탓도 있지만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집계로 신사복 매출액은 롯데백화점 전국 16개점에서 1∼8일까지 전년동기대비 14.2%, 현대백화점은 25.4% 늘어났다.
내수시장에서 5월 매출액 증가는 주로 완구, 아동복, 선물용 소품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최근에는 전기·전자등 중형 제품도 함께 흐름을 타는 추세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2층 찬우프라자는 5월 들어 지금까지 드럼세탁기를 100여대 팔았다. 4월 한달 전체 판매량에 버금가는 매출액이다. 이 회사 임찬우(44)사장은 “같은 혼수철이라도 3, 4월과 달리 5월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신랑, 신부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테크노마트에서는 그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컴퓨터 판매도 늘고 있다. 무선 인터넷 노트북 컴퓨터와 슬림 PC 판매량이 5월들어 전년동기대비 20% 늘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몰려있는 5월이 원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달인데다 내수위축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보상판매같은 공세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출액이 줄어 울상을 짓던 홈쇼핑 업계도 모처럼 희색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5월 연휴기간중에 주름제거 화장품 ‘메이든’을 1시간에 평균 2억4000만원 어치나 판매했다. 마케팅팀 천동호 부장은 “전주와 비교해 5월들어 매출이 15% 신장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의류에서 시작된 소비 심리 회복세가 전기·전자제품을 거쳐 500만원대 이상인 고가 디지털 TV, 1000만원대를 넘는 자동차까지 번지면 내수시장이 보통 활황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1∼8일 사이의 실제 영업일수 3일동안 1787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1∼8일 사이의 실제영업일수 6일동안에는 4022대를 팔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일선 영업소 분위기가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교·노윤정기자
jklee@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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