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세계과학자들 우리'뒷간'원더풀 |
| 작성자 |
대한민국 |
From:http://www.marketingnews.co.kr
조용승 주필 2003-04-16 19:18:17
이른바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창궐로 외국여행이 께름칙해지자 제주도 관광특수가 짭짤한 재미를 본다는 소식이다. 제주도라면 웬만한 사람은 한두 번쯤 다녀왔을 정도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국제적 관광지다. 이런 제주도에 관광 가는 사람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옛날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뒷간’을 그대로 구경할 수 있도록 관광코스에 끼어놓아 특히 신세대들에게는 큰 흥미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뒷간이 한갓 제주도 관광상품으로 치부되지 않고 현대문명의 필수인 수세식 화장실보다 물 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등 세계적인 물 전문가들로부터 획기적 환경친화적 대안으로 제기됨으로써 폭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세계물포럼(WWF)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기존 수세식 화장실과 하수 시스템은 물 부족문제를 심화시킬뿐더러 식수원인 강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다.
포럼참가 과학자들은 특히 인구가 많고 물이 적은 개발도상국에서 배설물을 처리하는 물 때문에 결과적으로 먹을 물이 부족해지는 장래를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유엔이 2015년까지 식수와 현대적 하수도가 부족해 고통받는 사람의 수를 줄일 계획이라는 발표에 대해서도 이들 과학자들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발상이라며 극구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날 과학자들이 제안한 대안은 바로 우리 선조들이 쓰던‘뒷간’을 비롯해 보다 환경친화적 하수시스템 구상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는 특히 배설물을 수세식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모아두었다가‘거름’으로 만드는 방식이 주로 거론됐다고 한다. 세계물포럼에 유일하게 참석했던 한일 공동환경포럼 유명식 박사를 통해 세계과학자들의 개진된 개개인 의견을 여기 소개한다.
스웨덴 국제개발기구의 벤 요한손 박사는“현대적 화장실은 비싸고 너무 많은 물을 사용해 옳은 답이 아니라”라고 전제하고“스톡홀름 외곽에 지은 내 별장에 옛날방식(재래식 뒷간구조)을 응용해 환경친화적인 화장실을 만들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개인적인 경험을 자랑삼아 말했다고 한다. 또 영국의 물 전문가인 마이클 루스 박사도“만일 영국의 화장실을 다시 설계한다면 지금처럼 배설물을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것을 모아 거름으로 만드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희망사항을 밝혔다는 것이다.
일본 화장실 협회는 이 국제포럼에 몇 가지 자기나라 환경친화적인 화장실 시스템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주된 시스템 내용은 설거지나 빨래에 사용된 물을 다시 모아 재활용하고， 배설물을 발효시켜 연료로 쓸 수 있는 바이오 가스를 만드는 것이다.
현대문명을 추구하는 사회인들은 주거환경의 첫 번째 조건은 수세식 화장실일 것이고， 보다 편리함을 위해 이런 화장실을 한 가구에 2∼3개씩 설치하는 것은 상식화된 지 오래다. 이 즈음에 냄새나는 우리나라 재래식 화장실 즉 뒷간의 조화로움이 주목받는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기 이전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하기야 서울 사람들의 식수원이 되고 있는 한강도 그렇지만， 전국 어느 도시 치고 사람 또는 동물들의 배설물로 인한 식수원의 오염은 이제 한계수위를 넘어 고민거리가 된 지 오래다.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 왔던 재래식 '뒷간(화장실 문화)'이 현대 과학자들이 그 쓸모와 지혜로움을 격찬한 것은 단순 흥미꺼리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무궁무진한 지혜로움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누가 뭐래도 원더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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