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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형평] 월급쟁이·자영업자 세금격차 매년 커져 |
| 작성자 |
강수현 |
봉급생활자가 내는 근로소득세와 자영업자들이 내는 종합소득세 간 격차가 IMF 외환위기 이후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매년 세법 개정을 통해 봉급생활자의 세금을 깎아줬다고 자랑하지만, 자영업자와의 조세형평(租稅衡平)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9일 재경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한해 봉급생활자들이 낸 근로소득세액은 모두 7조1460억원으로 자영업자들이 낸 종합소득세액(5조5372억원)보다 1조6088억원이 더 많았다. 한해 전인 2000년 근로소득세액과 종합소득세액간 차이가 1조273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양자간 격차가 3349억원 더 벌어진 셈이다.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가 납부하는 세금격차는 IMF외환위기가 끝난 지난 99년 이후 계속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 간 조세 형평성이 해마다 악화되면서, 정부가 연례행사처럼 발표하는 근로자 세금경감 대책이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양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봉급생활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투명한 자영업자들의 소득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조세형평성을 세우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진영은 자영업자들의 소득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추진돼온 신용카드 사용의 활성화 외에도 ‘현금 영수증제’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영수증 제도란 소비자들이 학원, 병원, 변호사 등에게 현금을 지불했을 때 받는 영수증을 연말에 소득공제 항목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자영업자들의 현금수입을 파악하는데 효과적이다.
인수위 고위관계자는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 간 조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수입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엄중한 세원관리 방안을 별도로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많은 직장인들이 제기하는 대표적인 세금불만은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절세(節稅)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소득공제 금액(손비인정 금액)이 불공형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연말정산 결과를 받아 본 대기업체 직원 P모(45)씨는 “똑같은 금액을 쓰더라도 자영업자는 직장인보다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몇 배 이상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예컨대 점심식사 비용을 쓸 때 자영업자는 접대비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직장인은 전부 사비(私費)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사적인 비용지출을 한 뒤에도 회사의 공적인 접대비를 지출한 것처럼 위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최근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재경부 고위당국자는 “직장인들이 지출하는 가장 큰 비용항목인 교육비, 의료비 중 소득공제로 인정하는 금액을 현실화해서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 朴用根기자 yk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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