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ㆍ건강ㆍ행복을 거머쥐고 싶습니까
새해 소망 반드시 이루는 ‘실천 비결’
당신의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 한국 직장인들은 ‘이직’을 가장 많이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채용 정보 사이트 파워잡(www.powerjob.co.kr)이 지난 12월 중순 1천4백7명을 조사한 결과, 직장인의 41%가 이직을 새해 소망 1위로 꼽았다. 2위는 자기 계발이었고, 3위는 가정 경제와 관련이 있는 봉급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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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에 세운 계획을 연말까지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계획이 '너무 거창한 탓'이라고 말한다. |
문제는 소망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신년에 세우는 계획을 통해 그것을 이루려고 한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왜, 새해 계획은 매번 용두사미가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태 박사는 “계획이 너무 막연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새해 계획은 측정 가능하고 달성 가능한 것으로 정해야 좋다. 막연히 ‘착하게 살자’ ‘돈을 벌자’ 하는 식의 목표는 성취하기 어렵다. ‘6월30일까지 몸무게를 5kg 빼겠다’ ‘6개월 안에 예금액을 천만원대로 올려놓겠다’같이 구체적이어야 이루기 쉽다.
‘변화 경영 연구소’ 구본형 소장은 자기 자신의 취향과 특기가 무엇인지 파악한 뒤 계획을 짜라고 말한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자신의 무기가 있다. 그것을 찾아내 계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덧붙여 그는 계미년에 세워볼 만한 계획 몇 가지를 소개했다. △ 한국에서 ‘가장 화목한 가정’ 만들기 △기분 좋게 만드는 운동을 찾아내 꾸준히 하기 △하고 싶은 일을 다 적어본 뒤 그 가운데 하나 실천하기. 구소장은 자신의 경우, 2001년 말 ‘아파트를 떠나 숲이 보이는 집으로 이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운 좋게도 그 소망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직장인들이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자식으로서, 회사의 팀장으로서, 친구로서, 애인으로서 꿈꾸는 소망과 계획은 수도 없이 많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보면 이런 것이 아닐까. ‘직장에서 인정받기’ ‘돈 더 많이 벌기’ ‘건강 지키기’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탈출하기’…. 국내외 인생 상담가와 능률 향상 프로그래머들의 도움을 받아,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실천할 방법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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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명석 |
| 가족이 함께 쇼핑하면 시간은 배, 지출은 20%나 늘어난다. |
더 나은 직장 생활을 꿈꾸는 사람에게
한근태 박사는 직장 생활이 힘든 사람은 자주 ‘하프 타임’을 가지라고 말한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이고, 죽을 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를 떠올리라는 말이다. “하프타임은 전반전을 뛴 축구 선수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직장인들도 그 시간을 통해 세상을, 자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짧은 산책은 따분한 직장 생활을 여유 있게 바꾸어준다. 예컨대,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때가 있다. 그러면 무작정 의자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선다. 10분 정도로 시간을 잡되, 행선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심호흡을 통해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듣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느낀다. 푸른 하늘·구름·나무 들을 쳐다보고 의식한다. 사무실 일을 까맣게 잊다보면 답답한 내면이 활짝 갤 것이다.
집에서 하는 산책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처음에는 매일 30분 정도 산책한다. 너무 급하게 걷지 말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걷는다. 파트너가 있으면 더 좋다. 따분하면 발걸음 수를 세어보거나, 호흡도 의식적으로 해본다. 여섯 걸음을 걷는 동안은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여섯 걸음을 옮길 때에는 숨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여섯 걸음을 걸을 때 숨을 내쉰다. 인도에서 유래된 이 호흡법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고, 안정감을 갖게 도와주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집을 나설 때 목표물을 정해두면 산책이 더 즐겁다. 특정한 나무나 호수·강 등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정해놓고 나선다. 그곳에서 자연의 변화를 느끼면, 산책이 성지 순례 같아질 수도 있다.
하루 일과를 끝내기 5분 전에 책상을 깨끗이 정리해도 직장 생활이 달라진다. 이때 필요 없는 서류·폴더·잡지 따위를 말끔히 치운다. 정리가 끝나면 2분쯤 시간을 내서 내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그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한 뒤 책상에 붙여두면, 그 다음날 일이 술술 풀릴 가능성이 높다.
일 처리가 늦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해 자기가 아무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하루 동안 자기가 잘한 일들을 빼놓지 않고 목록을 작성해본다. 커피를 맛있게 탔고, 넘어지지 않고 층계를 내려갔고, 사고 없이 차를 운전했고, 컴퓨터를 잘 다루었고…. 이 과정을 거치면 어느 순간 미소가 떠오르면서 자신감이 솟아난다.
건강에 신경을 쓰려는 사람에게
나이에 상관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비결은 꾸준히, 적당히 운동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적당한 운동 시간은 하루 30∼40분이다.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달리기이다. 그 외 한 달에 한 번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는 것, 아침에 일어나 거울 앞에서 미소짓는 행위도 건강에 이롭다. 이를 닦을 때 스키를 타고 하강하는 것처럼 무릎을 구부리고 몸을 조금씩 움직이거나, 샤워한 뒤에 과장스럽게 역동적인 동작으로 몸을 닦아도 운동 효과가 난다. 면도를 할 때는 한 발로 서서 하고(그러나 삐끗하면 곤란하다), 단추를 잠그거나 넥타이를 맬 때도 이리저리 움직여라.
이직이나 자영업을 계획한 사람에게
전문가들은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사람일지라도 1년에 한번 정도 새로운 일터를 찾아 보라고 말한다. ‘좋은 직장을 잡아 성실하게 일하라. 그러면 보답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은 이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키는 대로 직장을 옮기라는 말이 아니다. 가끔 자신의 울타리 너머를 살펴보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라는 뜻이다. 이직에 성공하려면 시간 날 때마다 자기가 꿈꾸는 일과 관련이 있는 잡지나 책을 찾아보고, 다른 회사에 가보고, 친구나 동료들과 상의하고, 구인 광고를 눈여겨보고, 소문에 귀를 기울인다. 또 자신이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능력이 부족한지 가늠해본다.
자영업을 생각하는 사람은 미리 여러 사항을 꼼꼼히 챙겨둔다. 우선, 자기가 매일 아침 열정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둘째, 고객이 얼마나 들지 예상해 본다. 셋째, 예산을 세워본다. 자본금은 얼마나 드는지, 직원은 몇 명이 필요한지, 수입과 세금은 얼마나 될지, 이익이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지 등을 따져본다. 사생활에 미칠 영향도 고려한다. 사업을 하는 것이 자기 삶과 가정 생활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심사숙고해 보라는 뜻이다. 급변하는 시장 추세도 살펴본다. 또 조언할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물색해 본다.
돈을 벌어보려는 사람에게
돈을 벌겠다는 소망은 누구나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많은 노력과 인내와 고생이 따른다. 이 꿈을 성취하려면 우선 자신부터 돌아보아야 한다. 한 달에 정확히 얼마를 소비하는지 알아야 규모 있는 경제 생활을 한다. 그러나 대다수 직장인이 ‘자기 확인’을 잘 할 줄 모른다. 반면 부자들은 예산을 세우고 거기에 맞추어 지출하며, 한 달에 자신에게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꿰고 있다. 또 매년 세금을 제외한 순수입의 20%를 노후 대책을 위해 저축한다.
세법의 기본 지식을 익혀도 돈 버는 데 도움이 된다. 수입에 변화를 주는 요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결혼, 부양 가족 증가나 감소, 주택 구입, 이직, 병원비, 휴가비, 융자금 이자, 투자 손실, 각종 상조금 등이 아닐까. 부자들은 위의 요소들이 월 수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히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고 복잡한 세금 관련 지식을 훤히 꿰고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 안에서 알아두라는 말이다.
‘72법칙’을 기억해도 돈 버는 데 도움이 된다. 수익률을 72로 나누는 것이 72법칙인데, 예를 들면 천만원을 10% 이자를 받기로 하고 투자했다면 72÷10=7.2 즉 7.2년이 지나야 두 배로 늘어난다. 5%로 투자하면 72÷5=14.2, 즉 14.2년이 지나야 2천만원이 된다. 이 법칙이 주는 의미는 다른 것이 아니다. 돈을 늘리려면 그만큼 참고 기다리라는 뜻이다.
최근 금융기관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주택 자금을 빌려주자 집을 사는 직장인이 많이 늘었다. 그러나 은행의 꾐에 넘어가서는 곤란하다. 고객의 편의를 봐주는 것 같지만, 융자는 그들의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융자금을 지나치게 많이 빌리면 갚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해야 하고, 또 노후 대책을 세우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빚이 많아지면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칠 경우 또다시 빚을 질 수밖에 없어 인생이 고달프다. 많은 가정이 필요한 면적보다 큰 집에 살면서 그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부부가 맞벌이로 밤낮없이 뛰고 있다. 만일 형편에 맞게 작은 집으로 옮기면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은 좀더 많은 시간을 자녀들과 함께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신용 카드도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가로막는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비상시에 필요한 카드 한두 개만 남기고 모든 카드를 없애라고 말한다. 그리고 모든 대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라고 덧붙인다. 이유는 명료하다. 카드로 지불하면 돈을 얼마나 썼는지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카드로 대금을 낼 때에는 머리 속으로 돈을 한 장씩 세면서 낸다.
시간당 자기가 받는 급료가 얼마인지를 계산해 두어도 과소비를 줄일 수 있다. 세금을 제하고 난 다음에 자기가 받는 시급(時給)을 알고 있으면, 물건을 살 때 몇 시간을 더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에서 ‘저걸 사려면 60시간을 더 일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떠오르면 성공이다. 그밖에 우편으로 오는 쇼핑 가이드 거부, 혼자 쇼핑하기(배우자나 아이들과 함께 갈 경우 시간은 배, 지출은 20%가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피곤할 때 쇼핑 피하기 등도 돈을 지키는 비결이다.
시민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기, 텔레비전 안(덜) 보기, 가족과 1주일에 한번 산책하기, 인맥 넓히기, 기부금 내기, 친구들에게 전자 메일 대신 편지 쓰기, 한 달에 한 번 영화나 책 한 권 보기 등도 신년 계획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계획이 좋은들 무엇할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을….
참고 도서:<단순하게 살아라> <왠지 일이 잘 풀리는 사람들의 습관> <훌훌 털어라> <성공사전> <40대에 다시 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신년 계획 알차게 세우는 법
●역할 측면에서 목표를 설정한다. 즉 아버지로서, 직장의 팀장으로서 어느 한쪽에 소홀하다면 그쪽 계획을 먼저 세운다. 예를 들어 아버지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면 ‘매주 가족과 등산을 하겠다’ 같은 계획을 세운다
●측정 가능하고 달성 가능한 것으로 정한다. 막연히 ‘착하게 살자’ ‘돈을 벌자’ 하는 식은 곤란하다. 구체적으로 ‘6월30일까지 몸무게를 5kg 빼겠다’ 같은 계획을 세운다
●데드라인을 정한다.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하라
●생생하게 상상하라. 부자가 되겠다면 늘 부자가 된 자기 모습을 떠올려라
●소문을 내라. 혼자 한 약속은 깨지기 쉽다. 계획·비전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목표를 기록해 놓는다. 수첩 같은 데 적어놓고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열어보며 자신을 격려한다
오윤현 기자 noma@sisapress.com
시사저널 제690호(200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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