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올해의 10대 히트상품 |
| 작성자 |
정용수 |
●장갑차(자동차 부문)=관제병 니노 병장과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이 탔던
여중생 살인 무한궤도차량. 미국 측 배심원이 두 미군 사병에게 무죄를 평
결함으로써 살인무기로 지목된 매우 운이 나쁜 군사차량이다. 가수 싸이가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 그 모형을 바닥에 내동댕이쳐 부숴버리며 울분을 토
로하기도 했다.
●붉은티(패션 부문)=공식국호 ‘대~한민국’을 회복시킨 주역. 지난 6월
월드컵 때 700만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붉은티를 입고 거리로 나왔다. 전 세
계 방송이 시청 앞 붉은티 물결에 경악하면서 한민족의 강한 애국주의와 정
열을 알게 됐다. 망국적인 ‘레드 콤플렉스’를 한방에 날려버린 점도 큰
공적으로 평가된다.
●여론조사(정치 부문)=16대 대선에서 나타난 두 가지 획기적인 사건은 ‘
노-정 후보단일화’와 ‘방송3사의 출구조사’다. 후보단일화는 여론조사로
결정됐다. KBS가 의뢰한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는 19일 대선 당일 출구
조사를 통해 두 대선후보의 지지율 및 지지율차(2.3％)를 족집게처럼 예상
했다.
●아 (언어생활 부문)=“세상이 뭐라 하든… 나는 나！ 아 이오.” 한 인
터넷동호회사이트(dcincide.co.kr)가 회원게시판을 통해 자체 생산한 아
는 마침내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 뜻이 참으로 아 한 단어다.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봤을 때 내는 즐거움의 감탄사다. 아 공식사이트(ww
w.ahehheh.com)도 있다. 이 단어는 온갖 기막힌 일을 풍자·비판하거나 엽
기를 통칭하는 거대한 개념어로 변신 중이다. 그런데 이 단어는 누군가가
정의를 내리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참으로 아 한 단어다.
●오마이뉴스(언론 부문)=2002년의 역사를 뜨겁게 달군 네티즌의 힘을 웅변
으로 보여준 인터넷 신문이다. 2030세대의 정치감각을 높이고 그들의 현실
참여를 이끈 일등공신. 월드컵의 붉은악마와 촛불시위대가 대부분 이 사이
트의 열렬한 팬이다.
●생리대(생필품 부문)=‘후리덤’이라는 상표를 일반명사로 만든 여성의
필수품. 여성계는 올해 생리대에 붙는 부가가치세(10％)를 폐지하라는 운동
을 벌였다. “생리대 가격이 너무 비싸 저소득층 여성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 등은 지난 10월 ‘생리대에 세금을
매기지 말 것’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노
무현 대통령 당선자 역시 생리대 부가세 면제를 여성분야 정책공약으로 내
놓은 상태다.
●타워팰리스(아파트 부문)=서울 도곡2동에 자리한 초호화 주상복합건물.
도심에 우뚝 선 66층짜리 거대한 ‘탑’으로 대한민국 1％에 속하는 특권층
이 모여 사는 성이다. 평당 가격이 2200만원. 그 중 펜트하우스는 39억원을
호가한다. 모두 2590가구로 현재 1499가구가 입주했으며 나머지는 내년에
입주한다. IMF 관리체제 이후 더 벌어진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건물이 됐다.
●정치철새(혐오동물 부문)=여느 때보다 정치철새가 많은 한해였다. 그중
‘빅3’는 김민석·이인제·정몽준 의원. 386세대 정치인의 대표였던 김민
석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정몽준 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21에 합류했다
. 명분은 후보단일화였다. 이인제 의원은 대선 막바지에 민주당을 버리고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탔다. 자기가 속한 당 후보(노무현)가 불안하다는 이
유였다. 정몽준 의원은 선거 전날 오후 10시30분 돌연 노 후보에 대한 지지
를 철회했다. 그 속내는 아무도 모른다.
●긴또깡(인물 부문)=김두한의 일본식 발음. 드라마 ‘야인시대’ 열풍에
힘입어 ‘주먹’ 김두한이 협객으로 재탄생했다. 단순한 ‘어깨’가 아니라
독립투사이며 민주투사라는 것. 김두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두사
모’가 결성됐으며 11월 21일 서울 봉은사에서는 ‘국태민안을 위한 백야
김좌진 장군·의송 김두한 의원 영산재’가 개최됐다.
●게(요리부문)=‘너희가 게맛을 알아’ ‘게 섯거라’라는 히트어를 만들
었다. 게 섯거라를 외친 장나라는 스타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게의 무
대는 비극의 무대였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 29일 꽃게황금어장인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에서 남북간 군사충돌이 일어났다. 남 측은 전사 4명,
실종 1명, 부상 19명의 피해를 입었고 북 측도 사상자가 30명에 달했다.
김태충·박경수기자
luden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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