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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
| 작성자 |
moons |
프로젝트 때문에 정리할 일이 있어서 얼마 전 현대자동차 30년사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건 하나를 발견했으니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990년 12월 말 부평의 대우자동차는 영국 로터스(Lotus)社의 기술을 도움 받아 개발중이었던 1500cc 가솔린 엔진의 마지막 완성을 위해 애쓰고 있었습니다. 같은 때에 현대자동차의 마북리 선행기술 연구소에서는 소형승용차(제가 몰고 있는 엑셀)에 탑재할 1500cc 가솔린 엔진 개발을 완료하고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대우에서는 국내 기술진에 의해 설계·개발된 현대의 독자 엔진이 언론을 통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영국 로터스의 설계 기술을 지원 받아 엔진을 개발하고 있던 대우로서는 현대의 기선을 제압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죠. 그래서 서울 모 호텔에서 ‘국내 최초 독자엔진 개발완성 발표식’을 비밀리에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성대한 언론 발표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던 중에 1991년 1월 6일 “현대에서 국내 최초의 독자 엔진인 알파 엔진을 개발했다.”는 언론 발표를 접하게 되었답니다. 현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던 대우 관계자들은 허탈할 수 밖에 없었죠.
대우가 자사의 엔진 개발 사실을 알고 “발표식을 먼저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역으로 입수한 현대에서 선제공격을 한 결과였습니다. 매스컴에서는 당연히 현대의 독자 엔진 개발 사실을 대서특필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한 단계 뛰어 올랐다”고 강조해 현대자동차를 크게 띄워 준건 사실입니다. 당시로서는 세계에서 자동차 엔진을 개발한 나라가 불과 5개 나라에 지나지 않았으니깐 대단한 일이죠. 지금은 대부분의 엔진을 독자적인 기술로 설계하여 자체 개발할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하여 탑재하고 있습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생산은 하지만 엔진의 설계도는 일본 등 외국 메이커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구입하던 시기였습니다. 현재 엔진의 설계는 아시아에서 일본, 한국만이 할 수 있고 유럽에서도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몇개 나라 정도만 가능한 기술이죠. 아직 대우도 자체 설계로 생산된 엔진은 없답니다. 현재 GM계열인 호주희 홀덴사로부터 엔진을 공급받고 있죠.
어찌되었건 엔진의 독자 기술 개발은 자동차 산업 발전사에 큰 획을 긋는 대사건이었습니다. 동시에 1975년 포니에서 출발하여 엑셀, 쏘나타를 거치면서 국내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하였던 현대에게는 선두의 지위를 더욱 굳건하게 해준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인 노력과 그 후 계속된 신차 개발로 현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업체이자 자동차 메이커라는 평가를 받고 있게되었고 그 후에 기아자동차 인수등을 거치면서 1등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게되었죠.
이런 성공 말고 실패의 경험도 있습니다.
1996년 말, 국내 자동차업계의 10대 뉴스 중 하나는 그해 5월부터 최초로 도입되어 발행하기 시작한 자동차카드였습니다. 삼성자동차와 제휴한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현대에서도 자동차 카드를 발행했던 것입니다. 자동차 카드는 누적포인트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자사 제품에 대한 재구매를 촉진하고자 하는 고객 충성도(Loyalty) 유지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도 GM과 포드 등이, 일본에서는 토요타가 선도적으로 자동차 카드제도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현대는 1994년부터 선진메이커의 사례 조사를 토대로 자동차카드 제도 시행의 발표 시기만을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삼성에 일격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현대가 2년여 동안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던 자동차 카드 제도의 시행을 삼성이 미리 알고 선수를 친 것입니다.
1996년 5월경 , 삼성은 현대에서 자동차카드 제도의 시행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기자들을 통해 입수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정보를 입수한 삼성에서는 곧바로 ‘국내 최초로 선진형 자동차 카드 제도를 실시한다’는 대대적인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1995년 3월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던 삼성은 그 당시 생산 설비 구축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자동차카드 제도에는 사실 관심이 없었던 시기라고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삼성은 선수를 치기위해 자동차 카드 제도를 급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르노-삼성의 모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죠)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대규모 TV 광고 캠페인과 함께 삼성자동차 카드는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 삼성에게 고객 지향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죠. 하지만 모든 준비를 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던 현대로서는 허를 찔린 치욕스런 사건이되었죠.
닐 암스트롱은 최초로 달 표면 위를 걸었던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두번째는 누구죠 ?
젝 올린스인가 ? 저도 기억이 삼삼하군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 누구죠 ? 죠지 워싱턴이죠 ? 그럼 두번째 대통령은요 ?
질레트는 세계 최초로 안전면도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두번째는요 ?
우리나라 국보 1호는 남대문이죠 ? 그럼 국보 2호는 무엇이죠 ?
위의 질문에 정확하게 답하는 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죠. 최초 또는 1호만을 기억하기에도 우리의 뇌는 한계를 느끼기 충분하니깐요. 그래서 사람들은 최초 또는 1호를 선호하죠. 메이커들이 경쟁사를 제압하고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경쟁사들끼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결국 최초 또는 1호를 차지하기 위해서죠. 현대의 알파엔진, 삼성의 자동차카드 제도 등의 사례가 보여주듯 최초라는 사실은 고객을 설득하고 시장을 점유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매스컴에서도 최초가 우선적으로 인용되고 선두가 먼저 언급됩니다. 그래서 고객들의 머리 속에 좋은 이미지에 각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고객들의 인식 속에 누적되면 마케팅이나 판매 경쟁에서 보다 쉽게 승리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 전자는 삼성, 자동차는 현대, 이동통신은 SK 하는 식으로 특정 분야에 대표적인 회사로 인식되어집니다.
“더 좋은 것보다는 맨 처음이 낫다”라는 선도자의 법칙을 우리가 이야기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겁니다.
사람은 첫번째 라는 것에 대한 기억이 오래 각인되죠 ? 첫사랑, 첫 키스, 첫 아들 등등
마찬가지로 마케팅도 마찬가집니다.
마케팅도 첫번째 시행한 마케팅 사례를 따라서 마케팅을 전개한 회사치고 성공한 회사가 없답니다.
자료제공 : 마케팅전략연구소 (www.msr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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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T |
잭트라우트의 포지셔닝에서도 소비자의 마음에 먼저 점을 찍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사람의 생각은 다 거기에 거기인 것 같습니다. 먼저 치고 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요즘 새삼 느낍니다. |
200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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