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자동차 세일즈맨 이준용]
주말에도 상담 가능합니다.
|
당직근무가 없는 주말에도 홈지기 휴대전화는 울립니다. "거기 삼성자동차죠? 오늘 전시장 문 여나요?"
"726-3040" 으로 전화를 걸면 언제나 홈지기 휴대전화로 착신이 된다는 것을 모르셔서 이런 질문을 하시겠지요.
대략적인 차량정보와 가격대, 판매조건 등을 말씀드리고 전시장에서 한번 뵙자고 말씀드리면 그냥 아무 지점이나 편한 시간에 나가 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부담스러워 그러는 것이겠지요. 괜히 집에서 쉬는 사람 불러냈는데 계약서 한장 못 써주면 미안해서 그러시겠죠.
그래서 저에게 전화로 들은 내용을 확인하러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십니다. 한번 들은 내용이니 다른 영업사원이 하는 말은 귀에 쏙쏙 들어오실테고, 찾아간 김에 다른 영업사원과 계약을 하십니다. 그러고 저는 잊혀집니다.
사실 이런 일들이 저에게만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저도 당직근무를 서다보면 다른 영업사원과 상담을 받아보신 분들을 종종 만나니까요. 그래서 어떤 직원들은 확실히 구입할 분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태도가 달라집니다.
서로를 믿지 못해 생기는 불신의 악순환이죠. 고객들이 이렇게 나올 것을 대비해 손해보지 않을 대책을 마련해놓는데, 저는 그렇게 못하겠더군요. 정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고객들께 세상 참 무서워졌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지 않고, 영업 오래한 사람들은 왠지 모를 좋지 않은 느낌의 티가 난다는 얘기도 듣고 싶지 않더군요.
영업사원에게 제일 반가운 것은 전화입니다. 그 다음에 반가운 것이 만남이고, 그렇게 해서 계약까지 진행되는 것은 영업사원의 몫이지 고객의 부담이 아닙니다.
혼자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살짝 전화를 걸어 필요한 내용만 물어보고, 사야겠다고 결심이 섰을 때 전시장을 찾아가서 운에 맡기듯이 그날 당직근무자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심정이 들 때가 여러번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영업사원 이전에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누가 잡아먹기라도 한답니까? 또 제가 그런 사람으로 보입니까? 설명 듣고, 견적 뽑아보고, 궁금한 내용 다 물어보시고 그냥 가셔도 고객님을 욕하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자신을 탓하고 고쳐나갈 뿐이지요.
앞으로 주말마다 상담이 가능하다는 글을 올릴까 생각중입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집 가까운 지점에서 무료로 필요한 정보를 모두 드린다는데요. 그런데 어디 저만큼 괜찮은 자동차 영업사원 있기는 하답니까? 하하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