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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세일즈맨 조성윤]
시작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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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생명보험 본사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트레이너 한 분이 교육기간 동안 각 지점에서 모인 우리들을 맡아서 진행하게 되었다.
다른 지점에서 선발된 사람들은 나이가 지긋하신 분도 계셨고 젊은 여성분도 있었고 젊은 남자분들도 있었고 색깔이 다양했다.
대략 20명이 안되는 인원 이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현재 이 분들 중에서 N사에서 보험세일즈를 계속 하고 계신분은 없다. 내가 먼저 교육과정에서 자발적으로 나가고 난뒤 여러명이 중도 하차했고 몇 분만 정식으로 세일즈를 시작했는데 결국 1년 안에 다 관둔 것으로 알고 있다. 혹 다른 보험사에 가서 일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침부터 오후는 본사에서 교육스케줄을 따라 보험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들과 교육용 비디오를 시청했는데 그 내용이 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의 힘겨움을 보여주는 비디오였고 또 하나는 외국의 FC가 고객에게 보험을 가입시키고 상담하는 내용의 비디오였다.
<<이 비디오에 나오는 대로 상담하는 것을 보면 고객으로 나오는 부부는 FC가 묻는 질문에 아주 친절히 대답하고 적극적이다. 참 쉽게 계약을 하고 그뒤에 이어지는 소개도 고객이 거의 자발적으로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비디오만 보면 현실에서의 영업도 이렇게 간단 할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호락호락 하지 않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실제적인 영업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교육용 비디오 였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에선 보험료 대납을 해달라는 요청부터 별의별 희한안 질문들을 정신없이 쏟아내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객들은 보험세일즈맨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갑과 을의 관계로 생각한다. 내가 보험을 가입을 해 주었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대다수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은 당연히 선물이나 그 외에 무언가를 받기 원하고 그런것이 없을시 분노하며 배신감을 느끼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다.
>>
교육기간에 자그마한 소책자를 하나 받았는데 그 책에는 보험영업 화법이 적힌 책자였다. 내용은 처음 전화를 걸때 하는 말 부터 회사소개 거절처리, 등등 정형화된 멘트들 이었다.
트레이너는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암기하는 것을 숙제로 냈고 몇일 동안 우리는 그것을 암기해야 했고 암기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것을 제대로 암기하지 못할 시에는 교육을 통과 하지 못 한다고 했다.
역할 바꾸기를 하면서 짝을 이루어 한명은 고객이 되고 한명은 보험세일즈맨이 되어 화법책 대로 전화를 걸고 대답을 하고 머 그런식의 교육이 진행되었다.
<<지금와서 생각 해보면 참 쓰잘때기 없는 교육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 시간에 세무, 금융, 등등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본사 교육이 끝나면 곧바로 지점으로 가서 나의 담당 매니져의 교육이 밤 11시까지 이어졌다.
간이 칠판을 가져와서 대략 실전에 대한 이야기 또는 보험설계사 등록시험 준비를 위한 자습이 주된 시간이었다.
실전에 대한 이야기는 내 나이 또래의 후배가 보험영업을 시작해서 집도사고 차도사고 돈 엄청 벌고 있다는 성공사례들이 대부분 이었고 꿈을 더욱 크게 가지게 하고 '나도 엄청나게 돈 벌 수 있구나!!' 하는 사람 붕 뜨게 만드는 이야기들 이었다.
당시 그 매니져는 외국계A 사에서 2년정도 근무하고 N사로 스카우트 되었다고 했는데 N사는 비젼이 크고 조금 있으면 어느 생명보험회사를 사서 거대해 질 것이며 굉장히 발전할 가능성이 커서 오게 되었다고 했다.
회사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같이 성공하자며 입에 침을 튀기면 열성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현재 이 매니져는 N사에서 몇개월 있다가 다시 법인대리점으로 자기 팀원들을 모두 데리고 나갔고 그뒤 몇개월 뒤에 다시 다른 회사로 옮겻다.
당시 한명뿐인 나의 동기도 그 사람을 따라서 나갔는데 현재는 보험 일 접었다.>>
난생 처음 몇 일 동안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계속되는 교육에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었고 머리 속에는 오직 성공이라는 꿈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그러다 첫 주말을 맞이해서 교육을 쉬는 기간이 생겼다.
그때 쉬면서 보험관련 카페를 찾게 되었는데 그 카페에 써 놓은 선배들의 글들을 쭉 읽어보니 내가 받은 교육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인 글 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인터넷을 이곳 저곳 뒤져보면서 내가 속한 N사가 가능성 있는 회사가 아니라 업계에서도 하위권에 속한 회사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보험세일즈맨이 일 할 수 있는 곳은 전속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보험 손해보험을 모두 팔 수 있는 법인대리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왕 상품을 판매한다면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법인대리점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쪽으로 마음이 자꾸 움직였다.
짧지만 깊은 고민으로 반나절을 보내고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던 것 같다.
매니져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함을 전하고 더이상 교육에 참석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할거냐는 질문에 법인대리점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더니 그 매니져는 법인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고객들에게 보험의 전정한 가치를 전해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돈만 밝히는 장사꾼이라며 만류했다.
그래도 난 내 고집을 꺾지 않았고 정중히 사과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로부터 몇개월 뒤에 이 매니져는 자신이 비난했던 법인대리점으로 자신의 팀원들을 데리고 가는 조건으로 매니져 자격을 얻어 들어갔다.>>
이제 법인대리점을 가야하는 데 어느 곳을 가야하나? 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던 중에 XXX라는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쓴 글들을 유심히 읽게 되었다. 굉장히 많은 양의 글을 썼고 답글을 달며 카페 내에서 유명한 사람인듯 보였다. 문체가 굉장히 직선적이고 공격적이며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느낌이 글에서 느껴질 정도 였는데 그 글의 내용이 기존의 보험사의 교육행태를 비판하는 글 이었고 그런식의 교육은 영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 이였다. 일종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자주 눈에 보였는데 몇 일 동안 이양반이 쓴 글을 거의 모두 읽어보며 맞짱구를 치고 맞어맞어를 나도 모르게 연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카페에 그양반이 접속을 했고 본능적으로 채팅을 하려고 메시지 신청 버튼을 눌렀다.
간단하게 몇몇 질문을 했는데 답변을 쭉 달면서
"우리 이렇게 답답하게 글쓰지 말고 통화나 하죠?" 라며 제의를 했고 나도 목소리가 듣고 싶었기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때 굉장히 목소리가 좋아서 살짝 놀랐다.
빠르고 경쾌하고 당당한 말투로 내가 느낀 보험사의 교육문제를 간단 명료하게 줄줄줄 말하는데 참 놀라웠다. '와 이사람 진짜 말 잘하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는데 이왕이면 만나서 소주나 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면 어떨까요? 라고 내가 먼저 제의를 했다.
그날 저녁에 바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나도 모르게 흥분되어 진짜 세일즈 프로를 만나는 구나 라는 기대감으로 잔뜩 신이 나 있었다.
약속장소에서 그를 처음 보았을때의 느낌을 지금도 지울 수가 없다.
175를 조금 넘을 것 같은 키에 쌍꺼플이 있는 부리부리한 큰 눈 뚱뚱하진 않았지만 살이 조금 찐 커다란 얼굴 눈 코 입이 다 조금씩 컸다.
머리에 멀 발랐는지 올백머리를 하고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단촐 하면서도 심플한 모습 이었다. 첫 인상 부터가 호락호락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이 딱 보일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이였다.
그의 안내로 순대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에서 안주와 함께 소주를 한잔 들이키고 그의 현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그는 현재까지 자신의 상담을 같이 가서 보고 배울수 있게 해준 사람 이였고 굉장히 현실적인 화법을 알려준 사람이다. 내 눈앞에서 계약을 하고 3명의 아줌마 부대의 질문공세에도 막힘없이 상담하는 내공을 가졌고 월납이 아닌 1년치 보험료를 가입시키는데 통달했던 사람이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고객발굴과 전화상담 기술이 무척이나 뛰어났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만큼 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현재도 자신의 홈페이지와 카페를 보유하고 있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현재로서 그는 내가 이 업계에 들어와서 가장 보기 싫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네이버 카페 [보험 제대로 알고 시작하자] 주인장
http://cafe.naver.com/jodrok.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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