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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건수에 연연하지 마라! |
고객 한 명이 아쉬운 이 때에 계약 건수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도 싶지마는 고객의 숫자에 혈안이 되다간 판매왕 D자동차 H씨의 경우처럼 가슴이 덜컹 내려앉고 사지가 덜덜 떨리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
“차는 당장 필요한데 돈 들어오기로 한 날짜가 있어서… 일단 출고 해주면 계약금은 그 다음날 바로 입금할게요. 우리가 하루 이틀 안 사이도 아니고 날 믿어요.”
D자동차 H씨는 고민이 됐다. 그러나 고객과의 친분도 있고, 차를 구입하겠다는데 계약금 하루 늦게 들어오는 것 정도는 괜찮지 싶어 고객의 요구대로 하기로 했다.
헌데 계약금을 보내주겠다는 날짜가 하루 이틀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초조한 마음에 회사로 찾아가자 이미 사무실 문은 닫혀 있었고 집에는 빨간 딱지가 붙어 있었다.
주변 사람 말을 들어보니 갑자기 사정이 어려워져 회사가 부도처리 됐다는 것. H씨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고객이 출고한 상용차는 1억원 상당의 것이었다. 당시는 자동차 대금 수령을 세일즈맨이 직접 하던 때라 H씨는 더욱 안절부절 못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객의 집이나 회사 주변에 잠복하기도 해보고 전화도 수없이 했지만 모든 게 허사였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을 때 고객과 가까스로 연락이 닿았다. 어쩔 수 없이 회사는 부도가 났지만 출고된 트럭으로 다시 재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믿고 출고해 준 차이니 만큼 할부금은 이상 없이 넣어주겠다고 했다. 다행히 약속은 지켰지만 H씨로서는 정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고객의 지불 능력은 뒤로 한 채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려는 실적 위주의 영업방식이 문제였음을 깨달았다. 이후로는 고객의 숫자보다 양질의 고객을 구성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자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도 큰 타격을 입지 않고 판매왕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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